MB에 대해서 이야기해 봅시다. 헐... 더 할 얘기가 있으면 트랙백으로 하라고 해서 트랙백 보냈더니 스팸이라고 짤리네요 (......)
이건 뭐, 트랙백한 원글을 쓴 분의 난독증이 심하신 듯 해서 더 이상 뭘 이야기해야 할지 갑갑하기만 합니다만, 대체 어떻게 제 글을 읽으면 제 글이 중앙정부를 지지하는 글로 읽힙니까? ㄱ-
다른 건 두고, 머서 휴먼 리소스 컨설팅에서 제시한 서른 아홉 가지의 지표만 분석해보죠.
우선 저는 머서 휴먼 리소스 컨설팅이라는 회사를 신뢰하거나 불신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다만 머서 휴먼 리소스 컨설팅의 삶의 질 지표를 신뢰한다고
가정할 경우에 도출할 수 있는 결론만을 평가하고자 합니다.
머서의 조사는 다음 카테고리에 분류된 39개 핵심적인 삶의 질 결정 요소들에 대한 상세한 평가와 판단을 기초로 했다.
--정치적 및 사회적 여건(정치적 안정,범죄,법 집행 등)
--경제적 여건(환율 규정,은행서비스 등)
--사회-문화적 여건(검열,개인자유의 제한 등)
--보건 및 위생(의료 공급 및 서비스,전염병,오수,폐기물 처리,공기오염 등)
--학교 및 교육(외국인 학교 및 이용도 등)
--공공서비스와 교통 시스템(전기,물,대중교통,교통체증 등)
--레크리에이션(식당,극장,영화관,스포츠와 레저 등)
--소비자 상품(식품/일용품의 이용,자동차 등)
--주택(주택,가정용품,가구,유지관리 서비스 등)
--자연환경(기후,자연재해 기록 등)머서는
한국어 홈페이지(http://www.mercer.co.kr)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마 한국 현지법인이 있는 듯 합니다. 그 곳에서 인용했습니다.
저는 분명히 머서의 조사로 서울시의 삶의 질이 올랐다는 걸 인정한다면 그것은 서울시의 업적이 아닌 중앙정부와 시장경제의 업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것은 머서가 제안한 서른 아홉가지의 지표가 서울시에서 통제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에 기인한 평가입니다. 저 카테고리 중 서울시가 직접적으로 관여해서 [지표를 높일 수 있는] 것을 꼽아 보겠습니다.
1. 보건 및 위생 항목의 오수, 폐기물 처리, 공기 오염 부문
제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 부분에서 서울시가 획기적인 개선점을 찾았다는 내용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2. 공공서비스와 교통 시스템 항목 중 물, 대중교통, 교통체증 부문
물 부문은 마케팅을 강화해서 수돗물에 아리水라는 브랜드를 도입한 점은 업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수돗물의 품질 자체는 이명박 재임기간 이전에도 세계적인 수준이었고, 특별히 더 좋아진 점은 없습니다.
대중교통 시스템에 대해서는, 환승시스템의 절반의 성공, 지하철의 성공, 그리고 버스의 혼란을 들 수 있겠습니다. 환승시스템 자체는 매우 호평을 받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만, 다른 글을 쓴 분께서 지적하셨다시피 인접 지자체와의 의사소통도 없이 독단으로 추진하는 바람에 인접 지자체 주민들의 지출이 늘어나고, 잦은 시스템 오류로 시민들이 혼란을 겪는 부작용을 빚었죠. 지금에 와서야 많이 안정화되었습니다만, 이것은 전적으로 오세훈 시장의 공입니다. (서울시민들이 운임 인상으로 인한 부담을 일정 부분 져야만 했습니다만)경기도와 인천의 교통카드 시스템과의 통합환승을 성사시킨 것도 오세훈 시장이고, 교통카드 시스템 에러를 거의 완전히 잡아낸 것도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이니까요.
교통체증은 버스중앙차로 때문에 좌회전 차량의 추돌사고가 늘었다거나, 버스중앙차로가 시작되고 끝나는 부분에서의 고질적인 병목현상이 심화되는 등 전체적으로 중앙차로제 시행 이전보다 더욱 심해졌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나머지 항목은 서울시가 지표를 깎아먹을 수 있을지언정 지표를 높일 수 있는 것은 없지요.
그럼 중앙정부가 직접적으로 관여해서 지표를 높일 수 있는 항목들을 가져와 볼까요.
1. 정치적 및 사회적 여건 항목 전체
이걸 지방자치정부에서 어떻게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뭐, 이 항목은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지만] 현 정부에서 오히려 악화된 지표 중 하나라고 봅니다.
2. 경제적 여건 항목 전체
일반적인 경제여건은 시장경제 시스템에 맡겨져야 합니다만, 환율 규정이나 은행서비스 조절(한국은행을 통한 적절한 개입)은 중앙정부의 몫입니다. 실제 한국은행은 참여정부의 기조에 맞게 거품경제를 최대한 배제하는 것을 목표로 맡은 일을 잘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3. 사회-문화적 여건 항목 전체
선거관리위원회와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여론통제는 감점 항목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제외한 사전검열이나 개인의 자유 제한 항목은 상당한 가점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막말로 대통령을 이름 불러가면서 욕해도 잡혀가지 않는 세상이니까요.
4. 보건 및 위생 항목의 의료 공급 및 서비스 내 일부 부문, 전염병 부문
이것은 국민건강보험이라는 국영 보험 시스템 때문에 중앙정부에서 통제 가능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지표는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단체마다(의사협회나 약사협회, 한의사협회, 그리고 각종 시민단체) 이야기하는 바가 다 다르기 때문에 일단 보류하고 넘어갑니다. 머서가 어떻게 판단했는가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얻기 위해서는 비용이 드는 듯 하니까요.
5. 학교 및 교육 부문 전체
물론 서울시립대 등 지자체가 설립한 공립학교도 있긴 합니다만, 시립대든 국립대든 사립대든 일단 교육인적자원부의 통제 하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뭐... 이 부문 역시 가차없이 감점당할 부문이긴 하군요. 단, 서울시, 특히 강남 지역으로 한정해서 생각한다면 딱히 그렇지도 않습니다.
6. 공공서비스와 교통 시스템 중 전기 부문(교통 부문에서 고속도로를 포함한 국도는 중앙정부의 관리 하에 놓여 있지만 서울시내에는 국도가 그리 많지 않으니 일단 논외로 합니다)
전기공급 사정이나 전기세 등에 큰 변동사항은 없는 것으로 압니다. 방폐장 건설이라는 간접변수가 있긴 합니다만,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수는 아니니 넘어갑니다.
에 뭐... 중앙정부도 사실 성적이 그리 좋진 않습니다 :) 그래도 서울시보다는 성적이 좋아 보이네요?
그럼 시장경제 시스템 자체가 원활하게 돌아갈 경우 잘 되는 지표들을 나열해 보겠습니다. 사실 뻔합니다만.
1. 레크리에이션 부문 전체
이게 또 전국으로 따지면 수준 이하입니다만, 서울시에 한정해서 놓고 보면 정말 많이 좋아졌단 말이지요.
2. 소비자 상품 부문 전체
이 부분은 머서에서 어떻게 판단했을지 감이 잡히지 않는군요. 다만, 개인적인 의견을 내 보라고 한다면 내수경제가 죽었다 죽었다 하는데, 저렴하고 맛있는 밥집이 많이 생겨서 전 행복하기만 합니다. (...)
3. 주택 부문 전체
집값 못잡는다고 막 욕할 땐 언제고 결국 집값 잡아놓으니 이젠 집값 폭락한다고 막 욕하는 신문들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고, 저는 종부세를 낼 수 있을 정도로 비싼 집 한채라도 있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는 소시민인지라 이 부분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을 못하겠군요.
그리고 이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자연환경 부문이 있습니다만, 이건 인간의 의지로 통제 가능한 요인이 애초에 아니니 패스.
제가 말하고 싶은 건 단 하나입니다.
Mercer Human Resource Cunsulting이 제시하는 삶의 질 지표는, 적어도 서울시가 잘 했다는 증거로 사용될 수는 없는 자료입니다. 오히려 이런 항목의 지표라면 차라리 중앙정부가 잘했다는 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 지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머서의 삶의 질 지표 자체를 100% 신뢰한다면 말이지요.)
그런데 전 중앙정부가 삶의 질 자체를 높여주었다고는 또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서 말이지요... (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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