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크리스마스는 정통(?) 기독교 절기와 별 상관이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예수 그리스도의 생일은 아무도 모릅니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것도 없고, 외경이나 위경 등에도 언급되어 있지 않은 그리스도의 생일은 결국 '날짜 미상'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그런 날이 명시되어 있다손 치더라도 그 날이 매년 12월 25일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전통적으로 음력을 사용하는 유대 이스라엘의 달력을 기준한다면 더욱 그렇지요.
교황 그레고리오의 칙명에 의해 그레고리오 태양력이 널리 사용되는 오늘날의 달력에 맞추는 것도 더욱 이상한 일입니다. (물론 아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이스라엘의 모든 절기는 음력을 기준으로 날짜가 정해지며, 부활절도 이스라엘 절기 중 유월절을 기준으로 날짜가 정해집니다.)
당시 미트라숭배와 사투르날리아(Saturnalia)가 매우 광범위하게 대중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기 때문에 그 풍습을 억압하는 대신 동화시키는 방법을 사용, 태양의 재탄생에 비유하여 ‘세상의 빛’인 예수의 탄생을 널리 알리고자 한 것입니다. 이런 입장은 점차 널리 퍼져갔으며, 예수의 신성을 부정하는 아리우스주의(Arianism)에 대한 대항논리를 정교화시키는 가운데 강화되었습니다.
신학적인 정당화가 이루어졌는데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린 날짜를 3월 25일로 정하고, 모든 면에서 완벽한 예수의 삶이므로 응당 완전히 꽉 찬 기간 동안 생애가 이루어졌으리라 보기 때문에 수태도 3월 25일에 행해졌다는 것입니다. 이 계산에 의하면 예수의 출생은 12월 25일이 될 수밖에 없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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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화라기보다는 합리화에 가까운 과정입니다. 이교의 기념일을 희석시키기 위해 그 날과 같은 날로 지정한 절기. 결국 성탄절의 정체는 그런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한다는 의미 자체가 살아있다면야 별로 나쁠 것은 없겠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런가요?
오늘날 크리스마스는 신성이 살아 숨쉬는 날이라기보다는 상업주의가 살아 숨쉬는 날입니다. 산타클로스에 대한 낭만이라면 차라리 다행이겠지만 이미 산타클로스는 미니스커트코카콜라에 점령당했지요.
2. 성탄절. 크리스마스. 예수 그리스도가 육체를 입고 이 땅에 오신 날.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신 목적이 뭐였죠?
아시다시피, 예수 그리스도는 모든 인간을 대신해서 죄를 짊어지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겁니다. 그를 믿고 따르는 모든 인간들에게 기쁜 소식이지만, 정작 마음 편히 즐거워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 날을 정해놓고 오늘날 벌어지는 일들은 참 가관입니다. (저야 뭐... 크리스마스랑 상관없이 놀고 있으니 별문제 없을지도요)
3. 차라리, 어차피 믿지 않는 사람들의 날이었던 이 날, 12월 25일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돌려주는 게 낫지 않나요. 네? 이미 그들의 날이나 마찬가지라고요? 뭐,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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