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가 없고 폰카까지 맛이 가서 사진을 첨부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만, 최대한 성실하게 리뷰하고자 노력했으니 사진이 없는 것은 아량으로 봐 주셨으면 합니다. (꾸벅)
0. 들어가며 이번 BB20은 Beeboy 시리즈로 등장한 이어폰 중 두 번째 시리즈로, 전작인 BB10이 커널형이었던 데 비해 일반형 유니트를 채용하고 있다. 전작 BB10이 커널형 이어폰의 유니트 외형을 최대한 이용한 벌 모양으로 디자인되어 있었던 것처럼 이번 BB20도 일반형 이어폰 유니트의 외형을 최대한 이용한 무당벌레 모양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1. 디자인과 스펙 개인적으로 무당벌레를 상당히 좋아하는지라 BB20과의 첫대면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무당벌레 모양의 팬시 상품을 접하는 느낌의 디자인은 일단 합격점을 주고 싶다. 다만 아무리 디자인이 예쁘다고 해도 이어폰은 귀에 착용하는 제품이니만치 착용감도 상당히 중요한데, 뚱뚱해 보이는 겉모양과는 달리 의외로 귓바퀴 안에 편안하게 자리잡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장시간 착용하고 있어도 귓바퀴가 아프다거나 하는 일도 없었다. 단순히 외양에만 신경쓴 게 아니라 착용감도 고려한 듯 하다.
이 정도라면 특별히 뛰어나지도 딸리지도 않는 제원이다. 코드 재질은 상당히 고급스러웠으며, 유연성과 탄력도 무난한 수준이었다.길이가 1.37m로,너무 길어서 너덜거리지도 않고 너무 짧아서 당기지도 않는다. 다만 유선 리모콘을 채택한 미니기기의 경우는 선이 좀 길 가능성도 있다.
가격이 궁금해서 비보이 이어폰을 취급하는 http://www.beeboy.co.kr 에 접속해 보았는데, 이곳에서는 BB10만 찾을 수 있을 뿐 BB20은 찾을 수가 없었다. 아직 정식으로 출시된 모델이 아닌 듯 하다. 다만 BB10의 가격이 19000원이고, 일반적으로 커널형 이어폰이 동급의 일반형 이어폰보다 비싸다는 점을 고려하면 BB20은 약 15000원 선에서 가격이 결정되지 않을까 예상된다.
2. 음질과 실제 특성 테스트를 위해 세 가지 기기를 사용하였다.
Panasonic SL-S130 (휴대용 CD플레이어) - 서영은 3집 - 예레미 2집 - 패닉 3집 - Bach Premium Editon Vol. 19 : Concerto for harpsichord, strings and b.c. no. 12 BWV 1063 D minor 외
Sony NW-E507 (MP3P) - 리쌍 4집 - Faint [Linkin' Park] - Ode to Family, Zombie, Dreams, Promises [The Cranberries] - Sweet Dreams (are Made of This) [Eurithmics] - Chaconne [J. S. Bach, Yehudi Menuhin]
Panasonic RQ-L11 (어학용 카세트 레코더) - Don't ever study English : Listening comprehension tape II
최대한 다양한 종류의 기기와 많은 장르의 음악을 선정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듣기연습용으로도 사용해 보았다.
2.1. CD 플레이어 Panasonic의 SL-S130은 출시된 지 꽤 오래된 휴대용 CD플레이어이지만, 그렇기 때문에요즘 출시되는 기기들과 비교하면상당히 출력이 좋은 기기라 할 수 있다. (출력이 좋다는 의미와 음질이 좋다는 의미는 전혀 별개이지만) 그래서 테스트 초반에 어느 정도의 볼륨 사이즈가 무난한지 알아보기 위해 볼륨을 3/4 정도까지 올렸는데, 귀가 아파서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기 때문에 볼륨은 1/3 수준에 놓고 진행했다. 단, 출력 자체가 높아서 귀가 아팠을 뿐 높은볼륨에서 이어폰에서 찢어지는 소리가 나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지 리스닝 계열의 서영은 3집을 들을 때는 이어폰에서 들리는 노래의 해상도가 상당한 수준으로 느껴졌다. 극저음이나 극고음이 배제된 음악의 특성상 중음부의 표현력이 중요한데, BB20은 이 부분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바로크 메탈 계열의 예레미 2집을 들을 때는 극고음부에서 가청영역 밖의 고주파가 잘려나간 듯 약간허전한 느낌을 받았다. 찢어지는 느낌은 그다지 없었지만 고주파에서의 허전함이 은근히 거슬리는 느낌이다. 또한 극저음은 심하지는 않지만 원곡의 느낌에 비해서 약간 도드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베이스 증폭 기능이 켜진 것이 아닌가 해서 확인해 봤지만 제대로 꺼져 있었다. 물론 작위적인 느낌이 들 정도까지는 아니다.
패닉 3집을 들을 땐 예레미 2집에서 느낀 어색함은 많이 사라져 있었다. BB20은 대체로중고음과 중저음 사이를 오가는 편성의 패닉 3집을 무난하게 들려 준다. 역시 극고음부나 극저음부로 가지 않는다면 적당한 고음부나 적당한 저음부의 음질은 무난한 수준이다.
Bach Premium Edition의 19번 CD는 합시코드 협주곡 모음집이다. 합시코드 특유의 띵띵 거리는 소리는 저가형의 이어폰으로 들을 땐 여지없이 찢어지는 듯한소리를 내기 때문에 이번 테스트에 포함시켰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 부분에서는 '합격점이지만 만점은 아닌'데, 합시코드 특유의 음을 낼 때 찢어지지는 않지만, 극고음부에 도달하면'소리가 죽는'다. 고음부로 가면 소리를 잘라먹는 점은 매우 안타까웠다. 다만 이것은 합시코드라는 악기 특성과 BB20의 주파수 특성이 맞지 않는다는 것일 뿐, 전체적인 클래식 음악 전반에 맞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2.2. MP3 Player Sony의 Network Walkman 시리즈의 E507에서 테스트한 곡들은 모두 전송시 ATRAC 3+ 132kbps로 변환시켰다. 곡들의 상태가 천차만별이었기 때문에 동일 비트레이트로 통일시킬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리쌍 4집에서는 전체적으로 무난한 사운드를 들려주었다.다만 [강변 살자 skit]에서 두 래퍼가 큰 목소리로 다투듯 대화하는 가운데 백그라운드로 깔리는 노래의 가사를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분명히 들린다는 점은 대단하게 느껴졌다.
링킹 파크의 Faint에서의 샤우팅 부분, 그리고크랜베리스의 노래들을 들을 때 역시 특별히 더 이야기할 것 없는 무난한 특성을 보여준다. 전자악기만을 이용한 Sweet Dreams (are made of this)를 들을 땐 저음이 강조된다는 느낌은 들지만, CD플레이어에서 저음이 강조되는 것보다는 약하다.
반면 샤콘느를 들을 땐 바이올린이 흐느끼는 듯한 섬세함이 많이 죽은 느낌이다. 소리가 좀 둥글어졌다는 느낌인데, 이런 느낌은 어떤 장르의 음악을 들을 땐 장점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샤콘느를 들을 땐 명백한 단점이라고 생각된다. BB20은 의외로 바흐와는 궁합이 맞지 않는 것일까(웃음).
(전체적으로 CD 플레이어로 테스트할 때에 비해서 소리가 좀 허전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것은 이어폰의 특성이 아닌 기기 특성으로 생각된다.)
2.3. 어학용Cassette Recorder 어학용 기기에 사용할 이어폰에서 요구하는 조건은 단순하다. 음성이 명확하게 들릴 것.
이 조건에서 BB20은 100점 만점에 95점 쯤 된다. 매우 만족스러웠다. 다양한 상황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들리는 목소리들이 명확히 구분되어 들리며, 기기 자체의 잡음과 테이프에서 제시하는 상황상 들리는 잡음(자동차 주행음 등)과 섞여 들리는 목소리도 또렷하게 들을 수 있었다.
3. 결론 BB20은 내 기대치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이어폰이다. 고음이 약하고 저음이 약간 왜곡된다는 느낌(그리고 이런 특성은 이 정도 가격대의 이어폰 대부분이 지닌 공통적인 문제점이다)을 제외하면 딱히 단점을 찾기 어려웠다. 그리고 풍부한 느낌의 중음과 음성이 잘 구분되어 들리는 특성 덕분에 BB20은 대부분의 대중적인 음악과 궁합이 잘 맞는다. 매니아 층에서 사용하기에는 여러 모로 미흡한 점이 있지만, 이 가격대에 이 정도 스펙의 이어폰에서 그 정도 수준을 기대하는 건 욕심이 지나치다고 생각된다. 이 정도 수준이면 15000원에서 20000원 사이 가격대의 이어폰에서 기대할 수 있는 기대치는 충분히 달성하고도 남는 것이다.
사실 렛츠리뷰를 통해 Bugs Beeboy 이어폰을 처음 접하기 전까지 나는 벅스뮤직에서 이어폰을 발매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즉, 아직은 인지도가 낮지만 이런 기획 등을 통해 인지도를 넓혀 나간다면 충분히 시장성이 있는 아이템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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